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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2018~19. USA 교환학생

[USA Exchange student] 한학기를 마치면서...

Soyeoniverse 2019. 9. 9. 16:21

 

시간은 참 신기하다. 순간순간은 참 느린데 과거를 회상해보면 내가 했던일인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시간은 빨리 가있다. 이따금씩 소중한 기억들이 흐려지는게 무섭다. 그때의 생각, 그 순간의 감각들이 무뎌지면 없던일인것 처럼 사라지면 어떡하지. 그래서 최대한 기억하고자 내가 만든 규칙은... 최대한 언어화해서 기록하자! 그리고 사진을 많이 찍자! 

Good bye !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때는 잘때 땀이 조금 날 정도로 더웠다. 한동안 밖에 돌아다니기 최적의 날씨가 계속되었다가 금방 날씨가 쌀쌀해지고 금방 눈이 왔다. 가을과 겨울은 내가 충분히 즐길 틈도 없이 금방 지나간 느낌이다. 

 

한학기를 표현할 단어를 꼽아보자면...

 

과제, 야식, 운동, 여행 그리고 친구들

 

우왁... 과제에 치이는 일상...

1. Dance and Movement

Dance and Movement class

 

처음에 여러가지 춤 배울때는 진짜 재미있게 했는데 탭댄스배우면서 부터 버거웠다. 내 마음대로 몸이 안움직이고 다른 친구들을 다 잘하니까 수업 나가기 싫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내가 언제 탭댄스, 볼댄스, 여러가지 춤을 배워보겠어! 아직도 수업때마다 들었던 노래 들으면 뭔가 아련하고 몸이 들썩거린다! 

 

2. Photography

이 수업덕분에 카메라에 대한 어느정도 기본 지식이 생겼고 (조리개, ISO, 셔터스피드, 화이트밸런스) 포토샵의 매력도 알게되었다. 그리고 이 수업때문만은 아니지만 여기와서 사진찍는 감이 생겼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시선을 담기위해 노력한다. 내가 어떤 구도를 좋아하고 어떤 피사체를 담는것을 좋아하며 어떤 빛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지 알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볼때 멋진 사진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다. 

 

3. Critical literacy

하... 이녀석때문에... 참 고생많이했다.... 사실 첫날부터 엄청난 양의 실라버스에 압도당했고 이해도 못했었다. 그래도 버티면 영어실력이 늘거라는 믿음으로 꾸역꾸역 해냈다. 그리고 지금은 정말 만족한다. 이 과목 덕분에 가장 중요한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교환학생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한장넘게 빼곡히 써있는 영어를 보면 읽기 싫었다. 하지만 매 수업 전까지 기사를 하나 읽고 퀴즈를 풀고 반복하다보니 한장이면 감사하다ㅠ 버거웠던만큼 읽기와 쓰기를 많이 늘려준 수업이다. 

4. Personal theory

하... 이녀석 때문에도 고생많이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다 했나 싶을 정도로 과제가 사악했다ㅠ 처음에는 word by word 로 읽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슉슉 읽게되고 정보를 캐치하는 능력이 생기는게 느껴졌다. 어쩌면 늘어가는게 느껴져서 즐기면서 버틴거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험이랑 성적까지 사악한 과목 히히!

 

5. Ethics

헤헤 사실 수업시간에 맨날 졸았는데... 신소여니 이러면 진짜 안된다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수업 이해도 못하고 졸았다. 그때 조금만 더 열심히 할껄 후회되네....히히 시험 전날부터만 열심히 공부했던 과목! 다음학기에는 철학에 좀더 집중해야지이이 

 

나를 돌보는 방법

운동을 한국에서보다 열심히 했다! 꾸준히 한 이유는... 음식이 너무 짜고 기름져서 건강을 챙기기 위한 약속이자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수 있던 시간이고 한국에서는 운동하기도 바쁜데 여기서는 여유가 있으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하기로 한 습관이었다. 이번학기 덕분에 운동이 나의 생활리듬으로 정착된거 같아서 넘 좋다! 

 

명상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명상을 안한 날도 정말 많은데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명상을 하고 자면 그 하루를 내걸로 만들고 마무리한 느낌이다. 특히 자기전에 바디스캔명상을 하고 자면 그렇게 꿀잠을 잤다.

 

 

 

 

 

 

일상을 여행처럼

정말 일상이 여행같았다. 걱정되는 마음을 달래면서 보는 일몰, 할로윈이나 땡스기빙데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학교의 데코레이션을 보는 재미, 학교에서 자전거를 빌려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힘차게 달리면서 보는 주변풍경,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본 아름다운 무지개와 형형색색의 불꽃놀이, 빔 프로젝터로 휴식이 필요한 날 본 영화들, 수업끝나고 맛있는 감자튀김을 기대하며 쪼르르 달려간 학교식당, 새로운 나의 favorite 팀홀튼 얼음빼고 우유많이한 라떼, 다이닝홀이 질리면 한번씩 찾아간 갤리 누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찾아간 월풀, 가을이 지나갈때 학교 풍경, 가볍게 폴짝 뛰는 모습이 정말 귀여운 청설모... 우에에엥 끝이 없이 정말 많다ㅠ 

 

내가 일상을 여행처럼 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내 마음가짐에 달려있었다. 한 두달정도 지났을쯤 나도 모르게 여기에 익숙해져 한국에서처럼 눈떠서 바로 수업갔다가 밥먹고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내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일상을 여행처럼 느끼는건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걸! 내가 매 순간을 느끼고 새로운걸 보듯이 감사하며 살아가면 그게 여행이다. 눈을 밟는 소복소복 소리를 느끼며 수업에 가고 다이닝 홀에 나온 김치볶음밥에 미친듯이 감사하며 4그릇을 먹고 기숙사올라가는길에 잘생긴 친구들 만나면 하루종일 기분좋고... 매순간을 마음 충만하게 느끼며 살아가는건 어렵지만 내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작지만 강한 행복...히히

한국에서는 라면 별로 안좋아했는데 여기서는 일주일에 5번은 야식을 먹으면서 놀았다. 밥솥에 라면을 기가막히게 끓이는 방법을 알게되었고 맥주 몇캔으로 금방 하하호호 떠들었다. 매콤낙지 덮밥의 작지만 강력한 행복도 알게 되었고 한식의 화룡점정은 참기름이란 진리도 깨달았다. 

인연이란게 정말 있을까

나는 인연이란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타이밍과 상황이 맞은 사람과 맞춰가면서 사귀는거라고 생각해왔다. 근데 크리스를 만나고 생각이 달라졌다... 히히 이 친구랑은 결혼해도 되겠다고 많이 느낀다. 우에엥 엄마아빠가 들으면 기겁하겠지... 하지만 이렇게 나와 가치관이 비슷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거 같다. 나중에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미래가 걱정될때는 이 친구에게 더더욱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야지.

-> 헤어지고 나서 이런 기록마저 지워야하나 고민했다. 다시읽으니까 이걸쓰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생각난다. 그래서 지우고싶지 않아졌다... 그래 가끔 읽으면서 저렇게 사랑했던 적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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