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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2015. 국토대장정

[걸으며 여행하기] 둘이서하는 국토대장정 1일- 무모하게 시작

Soyeoniverse 2019. 8. 28. 16:00

15.06.29

해남 고속 터미널 ~ 성산교회(해남군 옥천면 성산리)

지출 : 40.100원 (23.100원버스비, 17.000원우비값)

거리 : 약 9KM

#1. 오늘 만난 소중한 인연들

*해남 장애인 복지관 아주머니: 길을 여쭤봤는데 친절하게 알려주시며 차까지 태워다 주셨다. 처음에는 안타려고 했지만 나쁜사람아니라며 좋은 미소로 타라고 해주셔서 얻어 탔다. 우리가 찾는 국토따지 데려다 주시고 가는 길 까지 알려주셨다! 비록 틀린 방향이었지만...

*음식점 아저씨 : 방향을 잘 못 들었는데 제대로 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그 길로 계속 갔으면 또 잘못도착했을거에요..!

*성신교회 분들 : 편하게 잘 수 있는 교회도 선뜻 허락해주시고 정말 너무 맛있는 저녁밥도 차려주셨다.

 

#2. 사진

해남 도착!!

 크으으으으 국도를 걷다보면 옆에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감탄하게 된다. 들꽃이 정말 이쁘당

논길에 누워서!

 누워서 보는 하늘이 정말 멋지당

정말 진짜 맛있었습니다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

자기전 팔토시랑 양말 빨아서 널어놓기ㅎㅋㅎㅋ

선뜻 재워주신 성산교회 목사님, 사모님! 감사합니당~~^0^

 

 

 

 

#3. 오늘의 일기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는 그 순간에도 내가 오랫동안 꿈꿨던 국토대장정을 직접 한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얼굴 가득 걱정으로 가득한 엄마,아빠를 뒤로 하고도 나는 마냥 설레고 신났다. 처음 보는 버스 승차권도 고속 터미널 그 모든게 신기했다. 버스 타고 가는 길에는 새삼 모든게 감사하다고 느꼈다. 가지 말라고 말렸던 부모님의 사랑도 감사하고 내 옆에 있는 친구도 응원해주는 남자친구도 지금 내 귀에 들리는 음악 조차 감사하게 느껴졌다. 4시간을 달려 해남에 도착했고 우리는 트윈 우비룩을 입고 걷는 것을 시작했다!

처음에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 다른 방향으로 걸었다 돌아왔다. 헷 ^0^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줄어들겠지! 처음 걷는 길은 큰 화물차도 많이 다니고 터널도 있었다. 터널 안에는 차가 쌩쌩달리는 소리가 진짜 크고 어두워서 너무 무서웠다.  내가 가는 그 길만 보고 계속 걸었다. 그래서 삶을 살면서 주변 상황이 환할 때에는 주위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가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부정적이고 어두울 때는 내가 가야할 길을 똑바로 보며 올곶게 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참 걸어가니 내가 상상했던 풍경이 나왔다. 옆에는 논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논에서 일하고 계시는 국도의 모습! 온통 초록색 세상을 걷는 것도 걸으면서 만나는 분께 밝게 인사하는 것도 길에 핀 샛노란색 들꽃과 사진찍는 것도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고 마냥 행복했다. 특히 국도에서 잠시 벗어나 논 옆에 하늘을 보고 누워있을 때는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얀색 팝콘같은 구름들이 3D처럼 느껴졌고 구름 사이에 파란색 하늘 속에 빠져들거 같았다. 사진으로 아무리 찍어도 담길 수 없는 그 순간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길에 누워서 보는 하늘은 일어나서 보는 하늘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아름다웠다. 같은 하늘 아래 살지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보는 방법을 배웠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무릎과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30분만 있으면 날이 어두워질꺼 같아서 성산리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잘 곳을 찾아보았다. 우리는 혼자 사시는 할머님께 말동무도 되어드릴겸 얻어잘까해서 그런 집을 찾아다녔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마을에 았는 성산교회에 들어갔다. 푹신한 의자에 앉는 순간 스르륵 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목사님과 사모님이 내려오셔서 울의 사정을 듣고 흔쾌히 자고 가도 된다고 해주셨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정말 진짜 굉장히!!!!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셨다ㅠㅠㅠㅠ 낮 4시에 먹고 한참 걸어온 우리에게는 더도 없는 꿀맛이었다.  죽순 짱아찌, 죽순 돼지고기 무침, 브로콜리, 소고기무국, 따뜻한 밥, 나물 무침 하나하나가 새로운 맛이었고

진짜 맛있었다!!!!!!!!! 오늘 처음 시작하는 날인데도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나고 배울 점도 많았다. 앞으로 펼쳐질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근데 벌써 무릎에 아프다....^0^ 그래도 건강하게 버텨준 몸아 고마워ㅜㅜ


우와우.. 5년이 지난 지금 읽어보는데 신기하게 다 생각난다. 그 길에 누워서 깔깔 웃던 그 순간도.. 이래서 일기를 매일 써야하는구나.. 과거의 내 자신이 생각보다 훨씬 무모하고 용감하고 겁없고 대단하다.. 그리고 꽤나 생각이 성숙한데..? 무튼... 지금 하라면... 지금도 못할껀 없지만... 그래! 나는 아직 어려! 용기를 가지자! 나는 아직 어리고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 저 위에 무모한 소연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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