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be myself

[걸으며 여행하기] 둘이서하는 국토대장정 3일 - 방전된 배터리 본문

Experience/2015. 국토대장정

[걸으며 여행하기] 둘이서하는 국토대장정 3일 - 방전된 배터리

Soyeoniverse 2019. 9. 18. 09:01
15.07.01

함지안참숯가마 ~ 보성 성현교회

거리 : 34km

지출 : 6.000원

(2.000원-계란,남은 달걀값/ 4.000-백반값)

 

#1. 소중한 인연들

*아침에 만난 찜질방 아주머니 : 우리를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셨다.

*찜질방 사장님 : 하루동안 정들어서ㅠㅠ 2번국도까지 차로 태워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백반 집에서 응원해주신 분들 : 부산까지 걸어간다고 했더니 젊었을 때 하는 거라고 힘내라고 해주셨다.

*보성성현 교회 분들 : 힝ㅠㅠㅠ 생명의 은인분들.... 감사합니당!!!^0^

 

#2. 사진

 

고마웠던 함지안참숯가마 찜질방 안녕~~~
일인분 시켰지만 푸짐하게 먹은 백반!
신기한게 첫날은 터널이 그렇게 무서웠는데 이제는 햇빛을 피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드디어 보성이다ㅠㅠ
보성 성현교회 사모님이 차려주신 밥상ㅠㅠㅠ

 

힝 정말 맛있엇당

 

 

 

#3. 오늘의 일기

찜질방 수면실은 딱 잠자기 좋은 온도에다가 찜질한후 몸이 풀렸는지 정말 푹~잤다. 이젠 함지안참숯가마가 내 집같이 편안하고 자유로웠다. 찜질방에 있는 사장님과 단골 손님 모두 가족같이 편해졌고 모두 우리에게 걱정과 응원을 아낌없이 해주셨다. 오늘 처음본 아주머니도 사정만 없으면 집 가서 밥이라도 해줄텐데 하고 되려 미안해해주시고 찜질방 사장님께서 보성가는 국도까지 태워다주셨다. 사장님께서는 딸들 생각이 난다며 사람조심하고 잘 가라고 해주셨다.

차에서 내려 3번째 날 걷기를 시작했다. 말로는 파이팅!! 넘치게 시작 했으면서 발걸음은 모래주머니를 단 듯 무거웠다.생각해보니 아침을 먹지 않은 것이었다. 한 25분 걷다가 휴게소가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백반을 시켰다. 반찬이 10가지 나오는데 정말 모든 반찬이 맛있었다. 밥 한알한알이 내 영양소가 되기를 생각하며 꼭꼭 씹어먹었다. 밥 먹고 다시 걸었는데 걸을 힘이 나고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걸으려면 밥을 든든하게 챙겨먹어야 한다.

한 10km를 걸으니 어깨가 아팠다. 짐은 정말 가볍게! 가볍게! 해야한다. 어깨가 아팠지만 하염없이 걸었다. 걸으면서 자연의 경의로움도 느끼고 내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어깨와 무릎이 같이 아플때쯤 갑자기 말냄새가 진동했다. 말 냄새는 말이 필요없이 곤욕 그 자체...아니 차라리 내가 숨을 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만틈 독했다....ㅋ큐ㅠㅠㅠ 아마 십분 넘도록 맡으며 걸었던거 같다. 나중에는 친구랑 새로운 고문 방법으로 써도 될거 같다고 말하며 엄청 웃었다. 진짜 미친듯이 웃으니 어느새 보성까지 도착했다.

보성에 딱 도착하니 체력이 방전된거 처럼 지쳤다. 하지만 잘 만한 곳을 찾으려면 훨씬 더 많이 걸어야 했다. 이때부터는 해탈 경지에 이르러 아무 생각이 없이 걸었다. 그러다 겨우 교회를 찾았지만 문이 잠겨있었다. 핸드폰 배터리가 5퍼 남은것 같은 몸을 이끌고 두번째 교회에 들어왔다. 정말 조금만 더 걸으면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가방을 내리고 의자에 앉는 순간이 천국이었다. 누워서 쉬는 그 자체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사함이었다. 이 기분도 잠시 어떤 아줌마가 와서 여기서 뭐하냐고 핀잔을 주며 내쫓았다.

눈물을 머금고 세번째 교회를 찾아갔다. 마침 예배를 드릴 시간이어서 같이 예배드렸다. 목사님과 집사님이 잘곳이 없으면 교회에서 자고 가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그리고 저녁도 안먹은 우리를 위해 쌈채소, 수수밥, 두부, 열무김치, 참치캔 등 푸짐한 저녁밥상을 차려주셨다. 한입 크게 먹은 순간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나올뻔 했다. 너무 힘들었는데 수고했다고 주는 꿀맛 선물같았다.

오늘 하루는 정말 걷는데 한계를 느끼고 힘들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미친듯이 걸어 목표달성한 우리를 보니 세상에는 불가능한것이 없다고 느꼈다. 이제부터 이런날이 10일동안 반복할텐데 어서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종일 하염없이 걸어준 내 다리아 발 그리고 내 몸에게 감사함을 바친다.

 

Comments